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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감량을 위해 극단적인 식이조절이나 운동을 지속하면 여성의 생리 주기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호르몬 불균형과 생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본 글에서는 다이어트로 인한 생리 불순의 원인과 예방 방법, 생리를 되돌리기 위한 건강한 관리 전략을 소개한다.

체중 감량의 그늘, 생리 주기의 붕괴

다이어트를 진행하는 여성 중 상당수가 생리 주기의 변화 또는 중단을 경험하게 된다. 초기에는 생리 주기가 길어지거나 불규칙해지고, 심한 경우에는 몇 달 동안 생리가 완전히 멈추기도 한다. 이를 단순히 ‘스트레스’나 ‘체중 감량 과정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지만, 생리 불순은 우리 몸이 보내는 중요한 경고 신호다. 여성의 생리 주기는 복잡한 호르몬 시스템에 의해 조절되며, 이 시스템은 체지방률, 섭취 칼로리, 운동량, 스트레스 등 다양한 요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특히 급격한 체중 감량이나 극단적인 저칼로리 식단, 과도한 유산소 운동은 뇌하수체와 시상하부, 난소 간의 호르몬 조절 축(HPO axis)에 영향을 주어, 배란을 중단시키거나 여성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게 만든다. 이는 단순히 생리의 부재를 넘어서, 골다공증, 난임, 갑상선 기능 저하 등 장기적인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생리 불순은 여성의 정서적 안정감에도 영향을 미치며, 감정 기복, 불안감, 우울감 등을 동반할 수 있다. 생리는 단지 생식 기능의 표현이 아니라, 몸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반영하는 거울이기 때문에, 다이어트 중 생리 불순이 나타났다면 그것은 단순한 ‘부작용’이 아니라, 다이어트 방식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생리 불순을 유발하는 다이어트의 문제점과 조정법

다이어트 중 생리 불순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 번째는 **지나친 체지방률 감소**이다. 여성은 일정 수준 이상의 체지방을 유지해야 에스트로겐을 안정적으로 분비할 수 있다. 체지방률이 17% 이하로 떨어지면 생리가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이는 선수급 체중 감량을 하는 사람들에게 흔히 나타난다. 두 번째는 **에너지 부족 상태**이다. 섭취 칼로리가 기초대사량보다 지속적으로 낮을 경우, 신체는 생식 기능을 우선순위에서 제외시키며 생리를 멈추게 된다. 이는 ‘상대적 에너지 결핍 증후군(RED-S)’으로도 알려져 있다. 세 번째는 **과도한 운동 스트레스**이다. 장시간 고강도 유산소 운동은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생식 호르몬 분비가 억제되며 생리 주기가 길어지거나 멈출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고 회복하기 위한 첫 단계는 **충분한 열량 섭취**다. 최소한 기초대사량을 넘는 섭취가 필요하며, 특히 **탄수화물과 건강한 지방**은 여성 호르몬 분비에 중요한 역할을 하므로, 극단적인 저탄수화물·저지방 식단은 피해야 한다. 두 번째는 **운동의 강도와 빈도 조절**이다. 매일 고강도 유산소 운동을 할 것이 아니라, 주 3~4회의 근력운동과 가벼운 유산소를 병행하는 방식으로 조정해야 한다. 세 번째는 **체중과 체지방률의 목표 재설정**이다. 너무 낮은 목표치를 지향하기보다는 건강한 범위 내에서 몸의 리듬을 유지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 전략이 된다. 네 번째는 **스트레스 관리와 수면의 질 향상**이다. 깊은 수면과 심리적 안정은 호르몬 분비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므로, 생리 회복을 위해서는 감정 조절, 휴식, 명상 등의 습관도 함께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의료적 진단과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3개월 이상 생리가 중단된 경우, 산부인과나 내분비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호르몬 수치와 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생리를 잃은 다이어트는 건강도 잃는다

다이어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건강한 몸과 지속 가능한 삶의 질을 추구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여성 건강의 중요한 척도인 생리를 잃게 된다면, 그것은 이미 방향을 잘못 잡았다는 의미일 수 있다. 생리 불순은 단순한 월경의 지연이 아니라, 여성 호르몬 시스템에 이상이 생겼다는 명확한 신호이며, 이를 방치하면 더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20~30대 여성은 생식 기능뿐 아니라 골밀도, 내분비 균형, 정신 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영향을 받기 때문에, 생리 불순을 절대 가볍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체중 감량이 일시적으로 성공했더라도 생리가 끊기고 피로감이 심해지며 감정 기복이 잦아졌다면, 이는 분명히 다이어트 전략에 문제가 있음을 나타낸다. 건강한 다이어트는 생리를 지켜내는 다이어트다. 충분한 영양 섭취, 적절한 운동, 정서적 안정, 의료적 관리가 함께 이루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이라 말할 수 있다. 생리는 여성을 위한 자연의 리듬이며, 다이어트 또한 그 리듬과 함께 가야 한다. 감량보다 중요한 건 회복이며, 목표 수치보다 중요한 건 내 몸이 보내는 신호다. 생리 불순이 시작되었다면, 지금이 바로 다이어트 방식을 다시 설계할 타이밍이다.